배즈 러만의 영화 엘비스는 환상적인 편집과 촬영 그리고 오스틴 버틀러의 연기가 영화를 끝까지 캐리 하는 파워를 지니고 있다. 엘비스의 매니저 역할을 했던 톰 피터스 대령 역할을 톰 행크스가 연기하는데 영화는 일단 톰피터스 대령의 이야기로 시작이 된다. 톰 피터스의 이야기를 통해 엘비스를 알아가기 시작하는 것이다.
애런 소킨이 항상 강조하는 바가 있다. 영화에는 등장인물의 명확한 의도와 그것을 방해하는 요소들이 있어야 한다고. 엘비스영화 시작에는 톰 피터스 대령이라는 인물이 중심에 선다. 그는 엘비스를 이용해 먹은 사기꾼 취급을 받고 있으면 엘비스를 착취했다는 뉴스가 나오고 있다. 그는 그것을 해명하고자 한다. 자신이 엘비스를 착취하지 않았으며 그는 엘비스를 발굴했으면 그 자신 덕에 엘비스가 유명해지고 이름을 세간에 떨친 것임을 증명하고자 하는 의도를 가지고 이야기를 들려주기 시작한다. 여기서 방해 요소는 무엇인가? 바로 우리 청중들이다. 청중은 톰 피터스를 의심할 수 밖에 없다. 엘비스에 비해 덜 알려진 인물이고 미디어에서는 엘비스를 이용해 먹은 악덕 매니저로 비쳐 있으니 말이다.
지금까지 몇몇의 전기 영화 들이 있었다. 아카데미 상을 수상한 레이, 데이빗 보위를 다룬 보헤미안 렙소디, 조니캐시를 다룬 walk the line. 가수의 성장 그리고 몰락을 다루는 영화들이다. 아쉽지만 전기영화에는 분명한 제약이 있다. 스토리가 반복적이라는 것이다. 주인공만 바뀐 것이지 대부분 큰 스토리 굴곡이 비슷하다. 뜨내기 신인 가수가 센세이션을 일으키고 짧은 기간에 부와 명예를 누리며 중간에 사랑에 빠지고 가정을 이루지만 대중의 사랑에 중독되어 가정에 소홀하게 되고 마약을 하며 외로움을 달래고 다시 회복을 하거나 대부분 불운하게 죽음을 맞이한다. 그리고 항상 마지막에 그 가수의 가장 유명한 공연이 나온다. 너무 뻔한 구조이다 그냥 스킨만 바뀌는 것이다. 이 제약에 엘비스는 아쉽게도 자유롭지 못했다.
현란한 편집, 노래, 기발한 촬영 등 모든 화려함을 쏟아부어도 영화의 중심 축이 낡은 것이라면 그렇게 신선하지 않다. 나는 엘비스를 굉장히 재미있게 봤다. 근데 엘비스가 정상에 도달하고 몰락의 길이 시작될 때 지루하기 짝이 없었다. 새로움이 없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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